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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클럽은 과학기술인의 커리어 여정을 함께 합니다. 인터뷰
‘신약개발’ 한 우물 연구, 2.2조 기술이전 성공 비결은?
  • 작성자안민
  • 등록일2024-10-16
  • 조회수2,204



인터뷰 3줄 요약


- 인류 암 질환 극복 신약개발 기술 프로젝트! 항암제 활용의 융합물질 ADC
- 곰처럼 우직하게, 오직 신약개발 한 우물만 판다! 
- ADC개발로 바이오 기업 기술이전 규모 사상 최고액 2.2조를 미국에 수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글로벌 기업에 2.2조 기술이전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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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박창식입니다.


저는 신약연구소 ADC2팀 팀장으로 ADC 플랫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DC(Antibody-Drug Conjugates 항체 약물 접합체) 를 개발하고, 

신규 타깃 발굴, 동물 효능 평가와 독성 평가 후 개발 후보물질 선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이후 CMC, 임상 시험 등의 후기 개발업무에도 참여하고 있는데요.

기회가 주어지면 국책과제 연구책임자로서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ADC(Antibody-Drug Conjugates 항체 약물 접합체)는 쉽게 말해서 

항체와 약물을 링커(linker)를 통해서 결합시킨 융합 물질 입니다. 

항체는 표적 특이성이 있고, 반면에 약물은 강한 약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의 특성을 이용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ADC를 전달할 수 있어서 

강한 약효는 유지하면서 부작용은 줄인 물질로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Q2. 현재까지의 경력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부 시절부터 장래 희망이 신약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동대학교에서 생명과학/식품과학 복수 전공으로 학사 졸업 후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분자세포생물학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10년 만에 마쳤습니다. 

이후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시작했고,

2년 6개월간 항암 항체 신약개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네 권의 논문, 두 건의 특허를 출원하면서 신약개발 분야에 첫 커리어를 쌓게 되었습니다.


이후 첫 정규직 직장으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에 취업했습니다.  

국책연구과제에 참여하면서 실무경험을 쌓았지만 신약개발의 꿈을 이루고 싶어 

당시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의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던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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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연구기관에서 기업으로 이직을 결정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 리가켐바이오로 이직할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엄청난 경쟁을 통해 국책연구기관에 정규직으로 입사했는데, 

당시 잘 알려지지도 않았던 중소기업으로 이직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모두 반대했지만 

아내는 신약개발이라는 저의 오랜 꿈을 지지해 주었습니다. 


당시 센터장이셨던 대학원 선배님께서 ‘회사에 항체 연구를 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마음이 흔들렸고요. 

중소기업이지만 '오직 신약만이 살길이다'라는 모토로 연구에 올인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회사와 김용주 대표님에 대해 찾아보면서 이 정도로 신약개발에 열정을 가진 회사라면 

인생을 한번 걸어볼 만한 것 같다는 마음을 굳힐 수 있었습니다.



Q4. 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무엇인가요? 


LCB84 과제로 TROP2 항암 표적에 대한 항체 약물 접합체를 개발한 후 

FDA로부터 임상 1상 허가를 받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부 시절 세미나에서 ‘훌륭한 의사는 수만 명의 환자를 구할 수 있지만 

훌륭한 의약품은 수백만 명의 환자를 구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들었던 순간부터 신약개발의 꿈을 키워왔는데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가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과 뿌듯함을 느꼈던 반면,

동시에 독성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걱정, 책임감 등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 들던 순간이었습니다.


LCB84(TROP2-ADC)는 미국 얀센에 2.2조 규모의 기술이전을 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규모 중 최고액을 기록했어요.

TROP2-ADC는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확보했습니다.

정상세포가 아닌 암 조직 특이적인 항체, 혈중 안전성이 훨씬 강화된 링커, 

그리고 기존 경쟁약물에 대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약물을 도입하면서

정상조직에 미치는 독성을 낮추고 재발암 환자에게도 투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TROP2란? 비소세포폐암 종양의 90% 이상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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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향후 ADC 분야의 기술 트렌드를 설명해 주신다면? 


현재까지는 하나의 표적을 타깃 할 수 있는 ADC(항체 약물 접합체) 개발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암 조직은 다양한 세포들이 결합되어 있어 한 가지 약물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저분자 항암 의약품, 면역 관문 억제제 등 암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약물을 같이 사용하는 

병용 처리 시장이 굉장히 커질 거라 생각하고 있고요.  


향후에는 세포독성물질 대신 면역조절물질을 도입한 antibody-immune modulator conjugate (AIC),

두 물질을 같이 사용하는 antibody-drug immune modulator conjugate (ADIC),

두 가지 타겟을 표적할 수 있는 이중항체에 약물을 접합한 bispecific ADC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를 반영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에서도 다양한 분야, 새로운 형태의 ADC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6. 신약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바이오, 화학, 약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어야 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고집이 독이 될 때가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역량은 다른 사람의 조언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오픈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양의 공부를 내 것으로 소화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논문, 세미나, 학회 참석 등을 통해서 알고 싶은 부분을 채우고 있는데요. 

항상 공부하는 자세는 신약개발 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이끌어가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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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전문성을 쌓아가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회사에 입사했을 때 대표님께서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근무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10년간 이 회사에서 신약개발을 목표로 전문성을 쌓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죠. 


내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면 경력개발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미련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회사에서 경력개발을 위해서 노력했던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어요. 

‘경력개발을 위해서, 내가 좀 더 나은 직책을 혹은 직위를 갖기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지.’라는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꾸준함을 가지고 내 인생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가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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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현직자로서 이공계 전공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많은 분들이 남들이 알아주는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꿈을 꾸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회사의 이름값만 보고 가기에는 우리의 남은 인생이 너무 길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의 인정보다는 내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직장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바이오 분야에 인생의 목표와 함께 갈 수 있는, 내실 있는 강소 기업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 곳에 인생을 한번 걸어보는 것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어려운 시기이지만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열심히 걸어가다 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보상들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힘내시고 파이팅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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