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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후 연구원에서 과학고등학교 교사로 경력전환
  • 작성자전체관리자
  • 등록일2021-01-04
  • 조회수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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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연구원을 떠나 영재학교 교사로]

제가 조교를 할 때, 지금 결혼한 아내를 만났는데 제가 수업하던 교실에 이렇게 들어온 적이 있어요. 보고 싶다는 거죠. 그렇게 보고 나서 다 끝나고 나서 얘기를 하는데, 조교를 할 때 제 눈에서 눈빛이 난다는 거예요. 제가 그 때 다시 한 번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이걸 할 때 굉장히 에너지를 얻는가? 그러니까 신나서 한다는 것을 제가 깨닫게 된거죠.

[Q1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과학고등학교 수학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울과학고등학교는 영재학교고요. 한 학년에 한 130명 정도 있고, 수학 과학 영재 학생들을 기르고 있는 학교는 많이 있는데요. 저는 주로 정수론이나 선형대수 이런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수업 외적으로는, 이 학교는 연구 활동을 굉장히 장려하고 있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스스로 연구 주제를 찾고, 거기서 방향성을 스스로 설정하고, 어떻게 연구해야겠다는 연구 경험을 하게 만드는 거죠. 처음 연구라는 것을 하다 보니까 미숙한 부분에 대해서 교사가 도움을 주고, 조금 엇나가는 방향이 있다면 바로잡아주는 것들을 하는 거죠.

[Q2 연구자에서 교사로 경력을 전환한 계기는? ]

카이스트에서 수학 박사를 받았고요. 박사 학위를 받은 다음에는 카이스트 고등과학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1년 정도 했고, 그 다음에 20173월부터 여기 서울과학고등학교로 와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과학 고등학교를 나오기도 했는데, 제가 나중에 내가 학위를 받고 나서 나와 같은 비슷한 길을 걸었던 학생들을 만나서 가르칠 수 있으면 그것 또한 좋겠다는 생각들을 하게 됐죠. 물론 박사과정 동안에는 연구자로서의 길. 저는 이론 수학을 했기 때문에 이론 수학으로 학계에 진출하는 것을 주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다른 한편에는 영재학교 교사에 대한 생각도 계속 가지고 있었죠. 그 갈등이 항상 있었는데, 대학원생 내내 거의 빠짐없이 조교를 하면서, 이 길이 나랑 잘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아요.

[조현웅 선생님 사진

조현웅 선생님

소속·직위: 서울과학고등학교 수학 교사

학력: KAIST 수학과 학사/석사/박사

경력: KAIST, KIAS 연구원]

[Q3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

지금 생각해보면 첫해 때가 아마 제일 보람찼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2017년에 왔는데, 그 당시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형대수학을 가르쳤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굉장히 스펀지 같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그 영재학교 학생들보다 조금 그 이상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주고 싶은 만큼 줄 수 있고, 물론 받아들이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겠지만, 주고 싶은 만큼 줄 수 있고 이 학생들이 너무나 잘 받아들이고 거기서 능력을 발휘하니까 그걸 보는 게 너무 즐거웠던 것 같아요.

[Q4 교사가 되기 위해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

수업 시연을 하는데 연구원 생활을 오래하신 분들은 이제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을 다 잊어먹으세요. 그니까 본인의 전공이 수학이라 할지라도, 저는 면접 때 통계 문제를 받았었는데 사실 통계는 대학생 때 하고 한 적이 없으니까 10년 넘게 안하다가 갑자기 통계를 물으니까 막막하더라고요. 나름 생각하는 대로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잘 못했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 수업 시험에서는 얼마만큼 많이 기억하는가가 아니라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수업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거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지원하실 때 조금만 준비하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영재학교와 영재학교에서 추구하는 가치, 이런 것들과 잘 부합하는 사람을 원하는 거 같아요.

[Q5 앞으로의 계획은? ]

지금은 교육대학원을 일단 잘 마치는 게 우선이에요. 지금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게 나중에 제가 유학을 가거나 할 때도 연장선에 있을 수도 있는 그런 옵션 중에 하나고요. 아내랑 책 집필하고 있는 것을 좀 잘 써 볼 생각이에요. 왜냐하면 책을 잘 쓰고 과학, 수학, 문화 확산에 공헌을 하고 강연을 다니고 할 때 그 지평을 좀 넓히고 싶거든요. 이것들이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가치관들이 이렇게 잘 퍼지기를 바라는 거고, 그럴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제가 교사기 때문에 교사로서의 역량을 잘 키워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수포자를 줄이겠다하는 거는 수학 점수를 높여 주겠다가 아니라, 이게 어렵지만 그리고 어떤 부분들에 대해서는 내가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게 내 삶과 가까이 밀접하게 다가와 있고,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힐 수 있어요.

[Q6 경력전환을 고민하는 과학기술인들에게 한 마디 ]

저는 학계의 길만을 생각했었어요. 길이 굉장히 좁아 보였죠. 교수라는 직장은 자리가 한정되어있고, 나의 논문실적이나 능력은 저만큼 안 되는 거 같고. 포스닥을 하고 저기를 갈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거죠. 그럼 내가 그 길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길은 있는가? 생각해보면 잘 떠오르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 길을 딱 와보니까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여기서 새롭게 보는 것들, 경험하는 것들 때문에 내가 다른 것도 할 수 있겠네. 내가 책을 쓸 수도 있고, 교육대학원도 다니게 됐고, 그러면 나중에 교육학 쪽으로도 더 공부를 할 수 있겠구나. 내가 이쪽으로 다시 공부를 해서 유학을 가볼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됐고. 학생들을 만나면서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된 거죠. 처음에는 고민이 많고 길이 좁아 보이는데, 막상 다른 데로 가보면 거기도 굉장히 넓다. 저는 그런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가고 있는 길을 조금만 돌아가 보면 더 넓은 길이 나오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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