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경력개발 스토리
초분자화학의 세계적인 권위자
김기문 교수]
[Q1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
포스텍 화학과 교수 김기문 입니다.
기초과학 연구원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거쳐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원래 무기화학을 전공했습니다만은 귀국후에는 초분자화학, 재료화학, 나노화학 그런분야에서 연구를 해왔습니다.
[Q2 현재의 경력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
다른 분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저도 과학자가 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중학교 물상 시간에 시험관에 이런 거 저런 거를 넣어보면
색깔도 변하고 기체도 발생하고 이렇게 해서 이런것들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대학 갈 때는 화학과를 택했는데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뚜렷한 목표는 없었습니다.
당시의 우리나라 경제나 정치 상황이 너무 암담했고요,
사실 자연과학을 공부한다는 게 저한테는 꽤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유신반대시위에 참여했다가 구속이 됐습니다.
그래가지고 한 달 동안 옥고를 치뤘었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있는 동안에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정말로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해서
제대로 사회 목소리를 내봐야 되겠다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학문을 통해서
우리 민족과 인류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기로 결심을 한 거죠.
그 후로 한 40년 동안 과학자로써 연구와 교육에만 전념했습니다. 단 한 번도 한눈팔지 않고요.
[Q3 경력을 쌓아오시는 과정에서 주변의 도움이 있었나요? ]
무엇보다도 좋은 스승을 많이 만났습니다.
특히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이였던 스탠포드대학에 콜만 교수님이 아주 대표적인 예이지요.
콜만 교수님은 평생 보직을 거부하시고 연구와 교육에만 몰두하셨습니다.
당신 자신도 노벨상을 받으실만한 큰 업적을 이루셨는데
노벨상 받은 제자를 두 명이나 배출하시고 이를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90이 가까운 나이인데 여전히 연구에 관심을 가지시고 제자들을 살피십니다.
콜만 교수님이 늘 하시는 말씀이 항상 큰 그림을 보고 중요한 문제에 열정적으로 도전하라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그 가르침이 무엇보다 제 삶의 큰 지식이 됐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학문을 하겠다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귀국해서 제 일을 하게 됐을 때 미국에서 했던 연구는 과감하게 과감히 접고 새로운 연구를 하기 시작했어요.
[Q4 연구자에게 필요한 역량과 태도는 무엇인가요? ]
제가 생각하기에는 과학자로 성공하려면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합니다.
재주, 노력, 운이죠. 근데 재주와 운은 내가 어쩔 수 없는거잖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뜻을 높이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이죠.
연구자들은 자신의 science가 확고한 위치를 오르기까지는 부단히 노력해야 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운도 따라줍니다.
운은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에게 신이주는 선물이라고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귀국해서 포스텍에 교수로 부임할 때 아버님께서 붓글씨로 써 주신 글귀가 있습니다.
"눈 덮인 벌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걷지 마세요.
오늘 내 발자국이 뒷사람에겐 이정표가 되리니"
잘 알려진 서산대사의 좋은 말씀입니다.
이 글귀는 제 인생에 좌우명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문에 대한 진지한 자세, 이를 통해서 후학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했습니다.
이를테면 한눈팔지 않고 연구에 전념한다.
유행에 따르지 않고 독창적이고 과학사에 길이 남을 일을 추구한다. 이런 것들이죠.
[Q5 후배 과학기술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자연과학은 당장 돈을 버는 학문은 아니죠.
공학에 비해서 산업화나 창업의 기회도 적고요.
학문적인 성취감 하고 만족감으로 그냥 연구하는 게 좋아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지금 우리는 뭘 하더라도 먹고사는데 큰 문제는 없지 않습니까?
재주가 있고 뜻이 있는 젊은이들이 기초과학에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달콤한 유행가보다 처음에 접근하긴 어려워도 귀티가 있고 큰 울림이 있는 클래식이 오랫동안 사랑받듯이
긴 호흡으로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초과학에 뛰어들어서 큰 꿈을 펼치시기를 권합니다.
[ 김기문 교수 사진
김기문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교수
학력
스탠포드 대학교 박사
KAIST 화학과 석사
서울대학교 자연대 화학과 학사
경력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단장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수상
미래연구정보포럼 지식창조대상(`14년)
노벨상이 기대되는 한국인(톰슨로이트 선정, `14년)
아이잔 크리스텐슨상(`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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