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줄 요약
- 탄소중립 실현으로 청정 환경을 인류에게!
미래에너지를 연구하는 프로메테우스.
-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SMR개발연구소 강상희 선임연구원
- 안전성 1000배 확보!!!
획기적인 혁신형 소형 모듈형 원자로(i-SMR) 개발 뒷이야기
미래의 불을 밝히는 에너자이저
강상희 선임 연구원
Q1. 자기소개와 연구분야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SMR 개발연구소 선임연구원 강상희입니다.
SMR 개발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우선, 현재 혁신형 소형 모듈형 원자로(i-SMR)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고요.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안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 사업화 지원, 해외 인허가 지원 업무도 수행 중입니다.
Q2. 학위과정 후 연구소에 입사하기까지의 경력 스토리를 말씀해주세요.
학부에서는 환경공학,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는데요.
제가 전공과 다른 분야인 원자력 연구를 선택하는 데는 아주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학부 4학년 때 이화여대와 KAIST의 인턴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밤새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실 모습을 인상 깊게 보게 되었어요.
‘나도 이곳에서 연구하고 공부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KAIST 진학을 준비했습니다.
그 준비 과정에서 환경공학 분야 중 방사성폐기물 처분 연구실을 알게 되었고,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에 진학하여 석사를 마쳤습니다.
석사 졸업 후 삼성SDS에서 IT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을 하다가,
공부했던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어서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으로 이직하였는데요.
19년 동안 원자력발전소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안전시스템을 설계하며
원자력공학 박사 학위도 취득하면서 보람 있는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3. 경력개발 과정에서 힘들었던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한수원 입사 후 석사 전공이 아닌 원자로 시스템 설계 부서로 발령 받았는데,
전공이 아닌 일을 하려니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처음 주어진 미션은 원자력발전소 안전성을 해석하는 코드모델 개발이었습니다.
방법을 알지 못했던 저는 레퍼런스를 찾아 경험 있는 분들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발전소 도면을 한 장씩 찾아가며 발전소 모델을 만들었어요.
이것이 APR1400노형으로 현재 새울1,2호기, 신한울1,2호기가 운영되고 있는 발전소입니다.
막판에는 주말 밤낮없이 코드모델을 완성하는데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연구가 실제 원자력 발전소에 구현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어요.
Q4. 회사를 다니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한수원에서 일을 한지 9~10년 차 정도에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일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정도의 지식은 갖추게 되었지만,
학교에서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일과 학업, 그리고 가정까지 세 가지의 역할을 병행하려니 쉽지는 않았죠.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완벽할 수는 없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험문제를 전부 암기하는 수준으로 공부해서 박사자격 시험을 통과하고,
퇴근 후 연구실로 출근해서 쪽잠을 자면서 연구하고,
회사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한 끝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Q5.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전) 기술개발의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해 3,992억의 연구비 예산을 확보한 일입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대규모 예산이 투자되는 사업들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게 됩니다.
혁신형 SMR 개발을 목표로 한수원 주도의 대규모 사업을 기획하면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예타 보고서 작성부터 심사까지 전 과정을 준비했는데요.
코로나 시기라 회의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극한 환경에서 8개월 간 힘들게 준비했죠.
여러 기관이 함께 노력한 결과 3,992억의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설계 회사, 학교, 연구소가 함께
2030년까지 혁신형 SMR의 운영과 글로벌 시장 수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Q6. 원자력 분야의 향후 기술 트렌드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대안으로 저탄소 에너지인 원자력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특히, SMR은 저탄소 에너지면서,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 역시 획기적으로 향상된 노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대형 원전 대비 1,000배 정도 안전성이 높다고 봅니다.
세계 각국에서 80개 이상의 SMR이 개발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개발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기본설계는 완료가 된 상태로 28년까지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하고,
2030년에는 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 수출까지 목표하고 있고요.
상용화를 준비하는 미래형 차세대 원자로 4세대 원전도 같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Q7. 현 직무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해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학위 과정, 회사에서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협업입니다.
원자력공학은 기계, 화학부터 전자, 전산 등 많은 분야의 기술이 모아져 완성되는
종합적 학문이라 할 수 있는데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개인의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일보다는
설계사, 연구소, 학교와 함께 협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을 조율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협력 역량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Q8. 경력개발의 원동력, 전문성을 쌓아가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지금까지 일하면서 깨달은 것은 모든 경험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고, 늘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원자력 분야는 종합적인 학문이라 전문성은 갖고 있더라도 전부를 알 수는 없습니다.
어떤 한 분야에 대해 본인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협력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배우는 것에 대해서 벽을 갖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가서 도움을 받으며 하라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일을 할 때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연구하는 일은 늘 어렵죠. 저 역시 항상 잘 몰랐던 새로운 분야를 접해야 하니까 아직도 어렵고요.
하지만 저는 ‘아, 이거 진짜 공부해서 하면 되나?‘ 하는 의구심이 들 때마다
의도적으로 그 일을 단순화시켜 볼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었습니다.
Q9. 현직자로서 이공계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본인이 지금 공부하고 있는 분야로 취업을 하고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면 굉장히 운이 좋은 경우겠죠.
하지만 대다수는 그런 일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일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재직자나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보거나 이메일이라도 보내며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라고 권하고 싶고요.
또 본인이 가고 싶은 분야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모집공고를 봤을 때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겠다는 자세로 취업 준비를 해서
자신의 연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