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이었어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힘겨워 하고 있었습니다. 창업한 지 어언 3년, 페이스북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는 23세의 젊은 창업자일 뿐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이라는 제품은 개발했지만, 페이스북이라는 기업을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 해 12월 저커버그는 야후의 임원이었던 지인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갔습니다.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파티에 참석한 셰릴 샌드버그를 봤어요. 샌드버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샌드버그는 구글에서 4000명으로 구성된 팀을 이끌면서, 구글 수익의 98%를 책임지고 있는 온라인 광고 판매 및 운영 담당 부회장이었거든요. 저커버그를 도와 페이스북의 경영을 이끌 수 있는 후보로, 주변에서 강력 추천하고 있었습니다.
저커버그는 설마 샌드버그가 신생 기업 페이스북으로 옮길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샌드버그에게 다가가서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둘은 문 앞에 서서 한 시간 가량을 얘기했어요. 마치 연애하는 듯한 기분이 아니었을까요. 매개가 사랑이 아니라 부와 명성과 신뢰라는 점은 다르겠지만 말이죠. 38세 여성과 23세 남성이라는 연상연하 '비즈니스 커플'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연말연시 휴일이 지나고 저커버그는 샌드버그에게 메일을 보냈고, 둘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레스토랑에서 만났지만 남들의 이목에 신경이 쓰여서 나중에는 샌드버그의 집에서 만났어요. 문제가 있다면 저커버그는 밤 늦게까지 깨어있는 밤도깨비인 반면, 샌드버그는 오전 5시면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었다는 점 정도였습니다. 샌드버그는 자정이면 하품을 하면서 저커버그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