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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진학을 결심하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무엇보다 아내에게 ‘대학원에 가고 싶다’는 말을 쉽게 꺼낼 수 없었습니다. 갓 걸음마를 뗀 아이를 혼자 돌보느라 지쳐 있는 아내의 모습은 제게 현실의 무게를 절실히 느끼게 했고, 외벌이 가정에서 수백만 원의 등록금을 부담한다는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더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 한편에서 커져 가던 박사학위에 대한 열망은 늘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멈추는 게 답답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비 장학생으로 장학금 혜택을 받으며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지요. 운이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이 ‘운’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파트타임 박사과정 진학에서 비용을 아낄 수 있었던 것은, 운이 7할이라면 사전 조사와 실행이 3할 정도라 하고 싶습니다. 3할의 노력은 크진 않아도, 결정적인 운을 만들게 해 줄 수 있었기에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바로 그 3할, 대학원을 선택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즉, 어떻게 원하는 대학원을 선택할지에 대한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드릴 테니, 함께 따라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직장인 대학원 진학,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순간, 수많은 체크리스트와 조언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맞습니다. 대학원 진학은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아래 그림은 미국의 대학원 진학 체크리스트예요.
출처: 미국 일리노이대학 경력개발센터 (www.careercenter.illinois.edu)
물론 모든 대학원 진학(해외 유학 준비 과정 포함)은 근본적으로 복잡한데, 다양한 층위의 삶을 살아야 하는 직장인들의 대학원 진학은 누구 못지않게 힘들고 고될 거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앞으로 수년간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대학원 선택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고민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학위를 따러 간다”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준비를 해야 합니다.
복잡한 것을 다 지우고, 국내 대학원 진학에 초점을 맞춰 체크리스트를 제안한다면 아래 다섯 가지로 간추릴 수 있습니다.
1. 본인의 진학 목적은?
2. 원하는 전공과 연구 주제를 찾기
3. 대학원 선택의 고려사항과 우선순위
4. 대학원 탐색
5. 교수님과 재학생 면담 후, 최종 선택
하나씩 살펴볼까요?
첫째, 왜 대학원에 진학하려 하세요? 이 질문에 스스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솔직해지죠. 이직입니까, 혹은 전직입니까? 소위 ‘학벌 세탁’이라 하는 좋은 대학의 졸업증이 필요하신가요? 혹은, 좋은 논문을 발표하고 나아가 지속적인 연구 활동을 통해 연구자로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즉, 소위 순수한 역량 개발 혹은 학문의 탐구인가요?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대학원 진학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위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나만의 답변을 갖고 계셔야 합니다. 대학원 과정 동안 여러분의 주말과 저녁 시간은 이제 외로운 싸움이 될 테니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후에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박사의 의의’를 다시 이야기해 보도록 하지요.
둘째, 대학원을 가기로 했다면 어떤 전공과 연구 주제를 다뤄야 할지 정해야 합니다. 위 질문인 진학 목적을 고려하면서, 내가 제일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중에서 선택하셔야겠지요. 미래 가치도 함께 고려하셔야 하겠고요.
셋째, 대학원 선택의 고려사항과 우선순위를 설정하세요. K가 대학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비용이었습니다. 등록금이나 교통비와 같은 금전적 비용뿐만 아니라, 퇴근 후 수강을 해야 하기에 거리에 따른 시간과 피로감도 중요하게 고려했었지요. 결국, **“통학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박사과정”**이 제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었습니다.
위 세 가지에 대해 고민하셨나요? 오늘 주제는 현실적 대학원 선택에 대한 내용인 만큼, 본격적으로 체크리스트 중 넷째와 다섯째를 주로 다루겠습니다. 즉, ‘선택’이라는 행위에 필요한 탐색과 고려사항 등을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넷째, 대학원 탐색입니다. 위 세 가지 체크리스트 항목에 대해 답을 갖고 계시다면 이제 대학원을 탐색할 준비가 된 겁니다. 아래 순서대로 탐색해 보세요. 다른 것 다 제치고, 우리는 금전적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등록금을 중심으로 탐색해 보지요.
a. 내가 하고 싶은 전공, 연구 주제 키워드 찾기
b. 해당 키워드에 해당하는 정부 정책과 지원사업 찾기
c. 관련된 정부 부처 혹은 공공기관에서 재정지원 사업 찾아보기 (예: ○○ 전문인력 양성 사업)
d. 주관기관에 유선으로 문의하기
‘인공지능(AI)’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구글에 “인공지능 인재양성 사업”을 검색했더니, 아래 이미지와 같은 결과를 얻었어요.
(검색일: 2025년 7월 1일 16:40)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서 눈에 띄는 "인공지능핵심인재양성사업"을 클릭했습니다.
(접속일: 2025년 7월 1일 16:44)
자, 우리가 필요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 AI 핵심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에 국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우리가 알아야 할 정보를 물어볼 곳이 생겼습니다.
*'국비'라고 추정하는 이유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가 공공기관으로서 주로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위임을 받아, 정책사업을 기획 및 운영 관리하는 전문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쉽습니다. 직접 전화해 보세요. 사업의 내용은 무엇인지, 어느 대학이 수혜를 받는지, 또 사업을 통해 등록금 혹은 장학금 지원이 가능한지에 대해 사업 담당자에게 문의해 보시면 좋습니다. 이후 어떤 대학교에서 사업을 수행한다는 것을 아셨다면, 해당 대학의 사업을 수행하는 학과 사무실에 또 문의하세요.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서, 해당 사업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교수님이 누군지 여쭙고, 그 교수님의 이력, 최근 연구 정보를 검색하신 후 교수님께 연락드려 찾아뵙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교수님의 최근 연구 정보를 확인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또한, 내가 하고자 하는 연구의 대략적인 키워드를 생각하시고, 대학원을 통해, 그리고 교수님을 통해, 내 미래와 연계할 수 있는지 질문 혹은 나의 입장을 정리하셔야 겠지요.
해당 교수님께 지도를 받는 대학원생도 찾으셔서(학과 사무실에 문의), 이메일 혹은 만나셔서 분위기나 장학금 수혜 여부, 최근 연구 주제들에 대해 물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졸업생들의 진로도 조사해 보실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정리합시다. 직장인의 대학원 진학을 위한 선택 과정 체크리스트!
첫째, 왜 대학원에 가고 싶은지 진학 목적을 정리한다.
둘째, 원하는 전공과 연구 분야를 정한다. (구체적인 세부 전공이 아닌, 학과 수준의 연구 분야)
셋째, 최근 해당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 사업이 있는지 탐색한다.
넷째, 사업 수혜 대학을 찾아 문의한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과 대학원 재학생께 연락하고 더 상세하게 문의드린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조건의 대학원을 찾기를 응원합니다.
(Chat GPT, DallE 생성 : 2025.7.1.)
작성자 | 제목 | 등록일시 |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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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 |
본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는데 먼저 그 길을 걸어오신 분의 글을 읽으니 저에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게 된 것 같네요. 큰 도움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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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4 10:45:55 | |
YJ_Global |
응원합니다. 궁금한 점 있으면 편히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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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6 09:21:22 | |
만화 올리는 사람 |
최근 고민이 많았는데, 글을 읽어보니 더 확실해지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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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8 10:45:27 | |
YJ_Global |
확실하다면. 도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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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6 09:22:00 | |
내가해냄 |
내용 잘 읽었습니다.
저도 직장인 대학원생으로, 시작 전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경험자의 입장에서 말씀 드리면, 말씀 주신 대학원 진학 체크리스트 대로, 진행하면 시작 전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치밀한 준비와 포기하지 않는 실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후 작성해주실 글도 궁금합니다 ^^ |
2025.07.07 10:54:52 | |
YJ_Global |
맞습니다. 치밀한 준비, 이게 핵심이긴 합니다. 지인들 말이나, 막연한 학교에 대한 기대, 가다듬지 않은 목표로 지원하시는 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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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6 09:23:32 |